열린포럼
‘햇볕정책’의 상징이었던 금강산 관광과 개성 관광이 해가 지고난 뒤의 그림자처럼 길게 짙은 어두움을 드리우고 있다. 금강산 관광은 이미 우리가 알고 있는 대로 폐업이나 마찬가지 상태이고 개성 관광도 12월 1일부터 대문을 굳게 걸어 닫았다.
국민의 정부나 참여정부에서 남북문제에 있어서 만큼은 금과옥조처럼 여겼던 그 햇볕정책이 북한의 지도자들에겐 마치 추운 겨울날의 햇볕이 그리웠던 것이 아니라 여름날 해변의 비치파라솔 밑에서 몸에 크림을 바르고 선탠을 했을 정도로 그들은 자신들의 구미에 맞게 햇볕을 적절히 이용만 했을 뿐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관광 중단의 빌미를 그들이 먼저 제공해 놓고선 일방적으로 중단할 수 있겠는가 말이다. 물론 이명박 정부에서 햇볕정책을 시큰둥하게 여겼겠지만.
관광은 물 흐르듯 나라마다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사람들의 자유로운 왕래와 신변의 안전이 보장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애초에 금강산과 개성 관광은 정치적으로 접근하고 계산되었으니 어쩌면 당연한 귀결일는지도 모른다.
남의 불행이 나의 기쁨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듯이 금강산이나 개성으로 눈길과 발길을 돌렸던 관광객들이 청마와 윤이상, 박경리, 김용익, 김춘수, 김상옥 등 다른 고장에서는 한 세기에 한 명 나올까 말까 하는 유명 예술인들을 한꺼번에 배출하여 예향으로 불리는 통영으로, 먹거리 풍부하고 자연경관이 빼어나 천하제일의 절경을 자랑하는 전국 100대 명산의 하나인 통영의 미륵산으로, 미륵산에 설치된 국내 최장의 케이블카를 타고 물위에 떠 있는 듯 아름다운 통영 시가지와 바다와 점점한 섬들이 어우러져 자아내는 환상적인 통영 바다를 구경하려 몰려왔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나의 이러한 염원이 기우라는 듯 지난 11월 21일에 벌써 관광객이 50만 명을 돌파했다. ‘통영관광개발공사’란 간판을 걸고 2008년 4월 18일에 개장하여 순수영업일수 163일 만에 1일 평균 3000여 명이 관광을 했다는 것은 놀라운 사실이 아닐 수 없다.
‘한려수도 조망 케이블카’사업은 이제 명실공히 통영 관광의 중추적인 핵심이자 지역경제를 이끄는 견인차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말이 쉬워 50만 명이지 거의 마산과 창원시 인구에 해당하는 관광객이 다녀갔다는 것인데, 축하해주기 위해 진의장 통영시장과 함께 현장을 지켜보면서, 귀가 따갑도록 경쾌하게 울려퍼지는 축하음악 소리에도 아랑곳없이 필자는 남다른 감회에 젖었었다.
2002년 통영시에서 미륵산에 케이블카 사업을 추진한다고 발표했을 때 뜬금없이‘케이블카 반대 시민의 모임’을 결성하여 자연이 훼손된다느니, 시민 정서에 반한다느니, 경영 적자가 날 것이라느니 등의 사유로 격렬히 반대를 하던 모습들과 이에 대항하여 케이블카 설치야말로 통영의 관광을 활성화한다는 통영시민들의 거센 반발이 뇌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또한 1차와 2차 친일인명사전에서도 결국은 제외된 청마를 그동안 억지로 친일문학가로 만들기 위해 온갖 패륜을 저질렀던 사람들의 모습이 오버랩되면서 착잡하고 묘한 기분에 빠졌다.
지금은 무엇을 하는 시민단체였고 누구를 위한 반대였든지 간에 관광객이 50만 명이나 다녀갔다면 이제라도 늦었으나마 격렬히 반대를 했던 자신들의 주장에 과오가 있었음을 솔직히 인정하는 양심고백이 뒤따라야만 시민운동의 순수성을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며 그러한 순수성이, 도덕성이 외면당하는 시민단체를 되살리는 지름길일 것이다.
정 해 룡 통영예총 회장
- 기사작성: 2008-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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